제작: 1999
등급: 전체 관람가
감독: 페니 마샬
출연: 로버트 드 니로, 로빈 윌리엄스
상영시간: 120분
일상의 감사를 찾게 하는 영화, 사랑의 기적
이 영화는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고도 알려진 [모자를 아내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색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 [온 더 무버]를 함께 읽어본다면 영화의 재미를 2배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영화에선 로빈 윌리엄스가 헌신적인 세이어 교수 역할을 잘 연기했지만 실제 올리버 색스는 벌크업한 몸에 가죽자켓을 입고 저녁엔 친구들과 오토바이 라이딩을 즐기기도 했다고 하니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세이어교수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랑의 기적> 감독인 페니 마샬은 모델로 활동하다 영화 <위기의 암호명>으로 데뷔한 조금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1988년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빅>을 통해 그 이름을 알렸습니다. 오늘 소개 드리는 영화 <사랑의 기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믿는 건, 제가 아는 건 ... 이 사람들이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어린 레너드로부터 시작됩니다. 11살 레너드는 어느 날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점점 증상은 심해져 글을 쓰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배인브리지 병원에서의 삶이 시작된 것 입니다. 레너드(로버트 드 니로)의 병명은 기면성 뇌염. 정신은 잠든 채 몸은 강직되어 버리는 병으로 1920년대 전세계를 휩쓴 유행병이었습니다. 배인브리지 병원에 세이어 박사(로빈 윌리엄스)가 부임하게 됩니다. 병원의 환자들은 모두 기면상태로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생존시키고 있는 정도였습ㄴ다. 세이어 박사는 어느 날 진료를 보던 환자의 손에 좀 전까지 쓰고 있던 안경이 쥐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의문을 가진 세이어 박사는 환자들이 '대상의 의지를 빌려' 물건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들의 내면이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잠들어 있는 그들의 정신을 깨우기 위한 실험들을 합니다. 그들의 이름을 부르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준다거나 하는 것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알아냅니다. 레너드는 자신의 생각을 릴케의 시 '표범'을 가리키며 나타냅니다. 치료방법을 고민하던 세이어박사는 기면성뇌염의 증상이 파킨슨 병과 유사하다는 것을 고려하여 참석한 파킨슨병학회에서 L-도파라는 약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듣게 됩니다. 세이어박사는 L-도파를 자신의 환자들에게 시험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부작용을 걱정한 병원 측에서는 보호자의 동의를 얻은 한 사람에게만 투약하도록 허가를 합니다. 레너드의 어머니를 찾아간 세이어박사는 허락을 받고 레너드에게 투약을 시작합니다. 용량을 조절해가며 투약을 해보지만 반응이 없는 레너드.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세이어박사는 용량을 1000mg까지 올려 투약을 시도해보고 그의 침상 곁을 지키다 잠이 듭니다. 눈을 떴을 때 그의 침대가 비어있는 것을 보고 레너드를 찾아다니는 세이어 박사. 세이어 박사는 마침내 정신이 돌아오고 말도 하는 레너드를 만납니다. 약의 효과를 확인한 세이어 박사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L-도파를 투약하고 그날 밤 환자들이 모두 깨어나 움직이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환자들은 일어나 말을 하고, 걷고, 단체로 산책을 나기기까지 호전되지만 얼마 후 레너드는 부작용을 겪게 되고 다른 환자들도 레너드를 보며 자신들도 같은 부작용을 겪을까 걱정하게 됩니다. 레너드의 부작용은 갈 수록 심각해지고 기적적으로 돌아왔던 레너드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표범(파리 식물원에서)'
-릴케
그의 눈길은 스치는 창살에 지쳐
이젠 아무 것도 붙잡을 수가 없다.
그에겐 마치 수천의 창살만이 있고
그 뒤엔 아무런 세계도 없는 듯하다.
아주 조그만 원을 만들며 움직이는,
사뿐한 듯 힘찬 발걸음의 부드러운 행보는
커다란 의지가 마비되어 서 있는
중심을 따라 도는 힘의 무도와 같다.
가끔씩 눈동자의 장막이 소리 없이
걷히면 형상 하나 그리로 들어가,
사지의 긴장된 고요를 뚫고 들어가
심장에 가서는 존재하기를 그친다.